주성진·article·2026.09.13·5 min read·조회수203
PM이 되고 나니 코드보다 문서를 더 많이 씁니다, AI로 사업 문서 쓰는 법
사업수행계획서, 제안 자료, 견적서, 기능 현황표, 공문까지. 스마트시티 사업 PM을 맡고 나서 문서 업무에 AI를 붙이며 정한 원칙과 실제 작업 흐름을 정리했습니다.
스마트시티 사업 PM을 맡고 나서 하루 중 꽤 많은 시간을 문서에 씁니다. 사업수행계획서, 제안 자료와 발표 스크립트, 견적서, 기능 현황표, 공문까지요. 형식도 hwp, hwpx, docx, pptx, xlsx로 제각각입니다. 개발자일 때는 상상도 못 했던 양입니다.
처음엔 이걸 전부 손으로 했습니다. 그러다 개발할 때 쓰던 AI 워크플로를 문서에도 그대로 가져와 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렇게 해 보면서 정한 원칙 몇 가지와 실제 작업 흐름을 공유합니다. 기본 생각은 개발할 때와 같습니다. 구조는 먼저 정하고, 초안은 AI가, 사실 확인은 사람이.
1. 백지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공공 사업 문서는 형식이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목차, 표 양식, 문체까지요. 그래서 예전에 제출해서 통과된 문서를 템플릿으로 씁니다.
> 첨부한 A사업 사업수행계획서(hwpx)의 목차와 표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B사업의 과업지시서 내용으로 본문을 채운 초안을 만들어 줘.
- 기존 문서의 이미지(조직도, 추진 일정 간트)는 위치만 남기고 [교체 필요] 표시
- 수치·기관명·일정은 과업지시서에 있는 것만 쓰고, 없는 건 [확인 필요]로 남겨마지막 줄이 중요합니다. 이 말이 없으면 AI는 빈칸을 그럴듯한 숫자로 채우려고 합니다. 모르는 건 표시하라고 해 두면, 제가 확인해야 할 곳이 한눈에 보입니다.
2. 문서 파일도 결국 구조입니다
hwpx와 docx는 사실 XML 파일 여러 개를 zip으로 묶은 겁니다. 그래서 텍스트만 바꾸는 작업은 문서 프로그램을 열지 않고도 할 수 있습니다.
mkdir plan && cd plan
unzip ../사업수행계획서.hwpx
ls Contents/ # section0.xml 같은 본문 XML이 들어 있다Claude Code에 문서 처리 스킬(document-skills)을 붙여 두면, 에이전트가 이 구조를 이해하고 표나 문단 스타일을 유지한 채 내용을 바꿉니다. 다만 hwpx는 아직 도구 지원이 docx만큼 탄탄하지 않아서, 표가 복잡한 문서는 결과를 꼭 한글 프로그램으로 열어서 확인합니다. 한 번 표가 통째로 밀린 걸 제출 직전에 발견하고 식은땀을 흘린 적이 있습니다.
3. 검수는 다른 대화에서 시킵니다
초안 작성과 검수를 한 번에 시키지 않습니다. 작성이 끝난 문서는 새 대화에서 검수만 따로 시킵니다. 자기가 쓴 글은 사람도 AI도 잘 못 보더라고요.
> 이 문서를 검수해 줘. 고치지 말고 표로만 정리해.
| 위치 | 유형(오탈자/띄어쓰기/용어 불일치/수치 불일치) | 현재 | 제안 |
- 같은 대상을 다르게 부르는 곳(예: "스마트 폴" / "스마트폴")을 모두 찾아
- 본문 수치와 표 수치가 다른 곳을 찾아특히 용어 불일치 검사가 쓸모 있었습니다. 수십 쪽짜리 문서에 "스마트 주차장", "스마트주차장", "스마트파킹"이 섞여 있는 걸 사람이 다 찾아내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4. 숫자가 들어가는 표는 스프레드시트로
견적서나 FP 기능 현황표처럼 계산이 들어가는 문서는 xlsx로 만들고, 수식을 남기게 합니다. 값만 들어간 표는 나중에 항목 하나를 고치면 합계가 틀어집니다.
> 기능 목록으로 FP 기능 현황표(xlsx)를 만들어 줘.
- 컬럼: 대분류 / 중분류 / 기능명 / 유형(EI/EO/EQ/ILF/EIF) / 진행률
- 합계와 유형별 개수는 수식(SUM, COUNTIF)으로
- 진행률 100%는 초록, 50% 미만은 주황 조건부 서식5. 운영 중인 화면은 직접 보고 정리하게 합니다
RFP용 기능 목록이 필요할 때는, 운영 중인 솔루션을 Playwright MCP로 직접 돌아다니게 해서 메뉴별 기능을 뽑았습니다. 기획 문서보다 실제 화면이 더 정확한 최신 명세이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방법은 MCP 글에 적어 뒀습니다.
6. 실제로 적용해 본 문서들
사업수행계획서(hwp, hwpx, docx)는 예전 제출본 구조를 재사용해서 AI가 초안을 쓰고 오탈자까지 검수했고, 저는 수치와 일정을 확인하고 최종 판단을 했습니다. 제안·설명 자료는 docx, pptx, html 슬라이드로 만들었는데, 목차 구성과 슬라이드 초안, 발표 스크립트를 AI가 쓰고 저는 메시지와 강조점을 정했습니다.
견적서와 FP 현황표는 AI가 표 구조와 수식, 조건부 서식을 잡고 저는 단가와 물량을 확인했습니다. 공문(hwpx)은 양식에 맞춘 문안을 AI가 쓰고, 저는 수신처와 시행일을 확인했습니다.
마치며
문서 업무에서 AI가 크게 줄여 준 건 백지 앞에서 막막해하는 시간과, 기계적인 검수 시간이었습니다. 반대로 하나도 안 줄어든 건 사실을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공공 문서의 수치와 일정은 그대로 계약이 되니까요. 이 부분은 앞으로도 사람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서가 많은 역할을 맡고 계신다면, 초안 작성보다 검수부터 AI에게 맡겨 보시길 권합니다. 부담은 적고 효과는 바로 느껴집니다.
Comments (0)